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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식물돋보기 가장 뜨거운 날가장 화사하게 피어나는 여름 숲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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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가 피면 여름이 시작된다고 한다
여름내 붉던 배롱나무 꽃이 지면 가을이 시작된다고도 한다짙은 초록으로 대표되는 여름 숲에서 발견하는 빨강은 여름 숲 속의 생기가 되고 더위 속에서 만나는 한 줄기 바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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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Campsis grandiflora

숲보다는 고택이나 오래된 건축물의 정원에서 쉽게 만나는 나무다. 최근에는 도로변 주택 등에서 관상용으로 많이 식재해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양반집 울타리에 많이 심었다 하여 ‘양반 꽃’으로 불렸는데 실제로 평민이 가져다가 심었다는 이유로 곤장을 맞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능소화 꽃은 위에서 아래로 핀다. 높은 위치의 꽃이 먼저 피고 차례로 낮은 곳까지 개화가 이어져 폭포처럼 핀다. 또 무성한 덩굴 가지에서 돌아가며 피고 지는 까닭에 꽃송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초록의 향연이 가득한 여름에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능소화 꽃무리는 자연스럽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또 능소화는 꽃이 질 때 송이째 툭 떨어진다. 담쟁이 덩굴처럼 줄기의 마디에 생긴 흡착 뿌리로 건물의 벽을 타고 하늘 높이 오르며 피어나던 능소화가 어느 날 무심히 떨어지기 시작하면 어느새 가을이다.

 

능소화는 능가할 능(凌)자에 하늘 소(霄)자가 조합되어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금등화(金藤花)’라고도 불린다. 옛날 문과에 장원급제한 사람이나 암행어사의 모자에 꽂은 종이로 만든 꽃인 어사화와 닮았다 하여 ‘어사화’라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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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Albizia julibrissin

6월에서 7월 사이 공작새 깃털마냥 분홍색 꽃이 핀다. 깃털 모양이 독특해 꽃인가 살펴보면 꽃잎이 아니라 25개의 수술이 실처럼 길게 뻗어 있다. 독특한 모양이 아니더라도 자귀나무 꽃은 한번쯤 자세히 들여다볼 만하다. 꽃 아래쪽에 녹색의 꽃받침이 감싸고 실처럼 갈라진 수술들이 서 있다. 멀리서 보면 꽃처럼 보이던 부분이 바로 수술이다.

 

자귀나무는 잎도 인상적이다. 자귀나무의 잎은 밤에 작은 잎들이 서로 겹쳐지는 수면운동(睡眠運動 , Nyctinasty)을 한다. 좌우가 서로 마주 보며 겹치는 것이 아니라 앞쪽의 잎을 향해 ‘앞으로 나란히’ 하듯이 비스듬히 겹치는 방식이다. 밤에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외부 자극에도 같은 반응이 나 타난다. 이렇게 잎이 포개지는 모양을 두고 부부의 금실을 상징한다며 ‘야합수(夜合樹)’, ‘합환수(合歡 樹)’, ‘합혼수(合婚樹)’ 혹은 ‘황혼나무’라고도 부른 다. 예부터 신혼부부의 창가에 이 나무를 심어 부부 금실이 좋기를 기원하곤 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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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Lagerstroemia indica

작열하는 햇볕에 기죽지 않고 도리어 진분홍색 꽃을 피워 여름내 색 잔치를 벌인다. 7월에 개화해 9월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따뜻한 기후를 좋아해 아름드리 군락은 남쪽 지방에 많다. 배롱나무 꽃이 피면 붉은 꽃의 장관은 8월 말까지 이어 진다. 한 번 핀 꽃이 한 달 이상 그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나무에서 세 번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워낙 오래 꽃이 피어서 배롱나무꽃을 ‘목백일홍(木百日紅)’이라고 부른다. (국화과 한해살이풀인 백일홍과 구분하여 목(木)을 붙여 불렀다.)


배롱나무는 회화나무와 함께 잎이 늦게 나는 나무다. 다른 나무들이 싹을 틔운 잎을 연둣빛에서 초록으로 바꿀 때 그제서야 작고 빳빳한 잎을 틔우기 시작하는 게 배롱나무다. 잎이 늦게 나는 까닭에 봄에는 매끄러운 수피가 더욱 눈에 띄는데 일본에서는 원숭이도 미끄러질 나무라고 할 정도다.


가끔은 살아있는 나무보다는 가공된 원목이라 여기는 이들도 있다. 배롱나무는 여러 송이가 함께 흐드러지게 피어 ‘단심’ 또는 ‘한마음’을 표현한다고도 한다. 실제로 성삼문을 비롯한 사육신의 무덤가에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의 의미로 배롱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붉은 꽃이 지고 달리는 여섯 개의 삭과 열매가 여섯 명의 사육신의 여섯이란다. (서울 노량진의 사육신 묘에 있는 배롱나무는 흰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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