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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숲


지속가능한 숲 탄소중립과 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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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현 (국립산림과학원장)


30년 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유 엔환 경회 의 (U N CE D) 는 지 구촌 환경 문제 논의에서 이정표가 되는 회의이다. 이 회의 21번 의제를 통해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ESSD)’이라는 용어가 부상되었다. 21번 의제와 관련하여 생물다양성협약, 기후변화협약 등이 제안되었고, 전 세계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후 기후변화협약은 전 세계가 동참하고 있는데, 2015년의 파리협정을 통해 모든 나라가 ‘국가별 의무감축 목표(NDC)’를 제시하고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녹아버린 빙하 위에서 방황하는 북극곰이나 바닷속으로 잠기는 투발루 섬 이야기는 먼 나라의 동화처럼 여겨졌다.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바나나와 커피를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는 뉴스도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극심한 봄 가뭄으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여름철 폭우로 홍수가 잦아지면서 기후 변화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기후 변화의 주범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라는 과학적 사실을 인식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의무가 현실에 반영되고 있다. 각 가정에서 쓰레기를 버리기위해서 쓰레기봉투를 구입해야 되는 것처럼, 각기업에서는 일정한 규모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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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세상을 추구하며 ‘탄소중립’이라는 용어가 대두되었다. 탄소중립은 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하거나 흡수, 저장을 통해 +, -, 0을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아예 하지 않거나 배출하는 양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야 한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호흡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인류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도록 ‘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방법(CCS; Carbon Capture & Storage)’도 모색하고 있다. 나무를 비롯한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초본류는 1년간 자라다가 죽어 썩으면서 다시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돌려보낸다.

반면, 나무는 여러 해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한다. 또한, 잘 자란 나무를 수확하여 건축재나 가구재 등으로 사용하면 반영구적으로 탄소를 잡아두는 효과를 발휘한다. 즉, 나무는 자연이 제공하는 ‘탄소 흡수・저장법(CCS)’이라고 할수 있으며, 산림 관리는 탄소중립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후 변화 협약에서는 탄소 흡수원인 숲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논의에 동참하며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부문에서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탄소를 흡수, 저장하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녹화 사업을 통해 울창한 숲을 가지고 있으므로 산림이 탄소중립의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숲이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은 최근 줄어들고 있다. 왜냐하면, 오래전 조성된 나이든 숲은 많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숲은 거의 없어서 광합성 능력을 활발히 보여줄 수 있는 젊은 나무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숲에서 30년 미만의 젊은 숲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1970 ~ 80년 대 집 중 된 녹화 사업으로 현재 31~50년생 산림 면적이 전체 산림의 62%를 차지 한다. 반면 21세기에 들어 조림이 급격히 줄었기에 10년생 이하와 11~20년생 산림 면적은 각각 3%에 불과하다. 최근 20년간 매년 숲의 0.3%만 후속 세대의 나무로 교체되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50년에는 51년생 이상의 나이든 나무들이 7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탄소 흡수량도 감소하게 된다. 현재의 추세대로 간다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은 2018년 기준 약 46백만 톤에서 2030년에는 24백만 톤, 2050년에 이르면 14백만 톤으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우리 숲에 있는 나무의 생장량 감소를 막고 지속성을 유지하는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숲이 탄소중립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젊은 나무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 나무들의 나이 분포가 균형적인 모습이 되어야 한다.

숲의 온실가스 흡수 능력은 산림 관리 상태에 따라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가산림자원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은 현재 밀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태이다. 이는 그동안 나무의 생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솎아베기 등을 통해 숲을 제대로 가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까닭이다.

나무가 빽빽한 숲은 나무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하여 잘 자라지 못하고,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게 되므로 다른 식물이 자라기 어렵게 된다. 광합성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므로 온실가스 흡수능력도 높지 않으며, 특히, 병해충이나 산불이 발생 할 경우 대형 피해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즉, 전혀 손질하지 않아 울창한 숲에 비하여 통풍이 원활한 수준으로 잘 관리되어 빛이 지면까지 도달될 수 있는 숲이 건강한 숲이며 탄소 흡수 능력도 높다.


한편, 숲은 탄소 흡수원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다.

숲은 각종 자원을 공급하는 국토관리 측면과, 기후와 수질, 공기와 자연재해를 조절하는 환경관리 측면, 그리고 각종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관리 측면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며, 토양을 형성하고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며 각종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즉, 산림을 탄소중립만을 위해서 관리한다는 것은 숲의 여러 가지 역할 중 극히 일부만을 고려하는 것이라 할 수있다. 숲이 지닌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면서 기후조절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자연기반해법(Nature based Solutions) 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자연기반 해법에 대한 정의와 해석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유럽연합(EU)에서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자연이 뒷받침하는 것으로서 사회・환경・경제적 편익을 제공하며 복원력 구축을 돕는 비용 대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정의한다. 즉,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비용 효율적인 편익을 얻을 수 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산림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연기반해법을 제공할 수 있는 존재이다. 기후변화 저감 및 적응을 포함하여 깨끗하고 풍부한 물과 공기를 제공하며, 안식과 치유의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다. 단, 과도한 부하를 줄 경우 숲의 지속가능성이 훼손 되므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범위를 고려 하며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숲의 공급 서비스는 산물이 산림 밖으로 반출되는 것이므로 일정한 주기를 갖고 지속가능성을 유지할수 있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또한, 조절 서비스와 문화 서비스는 일정한 수준으로 성숙한 숲에서 충분히 제공될 수 있으므로 어린 숲과 나이든 숲이 조화롭게 유지될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에 따라 관리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원 서비스는 오랫동안 축적된 역량을 토대로 제공될 수 있는 자원이므로 산불이나 산사태, 병해충 피해 등의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되어야 한다. 탄소중립에 기여하기 위해 산림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은 탄소 흡수원 기능만을 높이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숲이 지닌 다양한 기능이 자연기반해법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숲에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지속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숲이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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